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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 연말에 크림빵

드래곤라퓨타 2023. 12. 2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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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온갖 장식물들이 가게에 널린 덕분에 구경거리가 많아서 즐거운 시기이다.
그리고 온갖 할인 행사에 지갑이 잠시 바들바들 떨리기도 한다.
다만 집에도 트리나 산타 인형 같은 장식물을 두기엔 못내 아까워서, 장식물은 눈으로만 즐긴다.
대신 맛있는 빵 정도라면 조금 사갈 만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크리스마스 시기에는 제과점마다 케이크를 비롯한 빵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시기이니까 말이다.
물론 그 물량이 사라지는 속도도 고려해야겠지만 말이다.

기왕 빵을 산다면 케이크도 탐이 났지만, 굳이 구애받지 않고 다른 빵도 보기로 했다.
백화점에서 트리를 구경하며 전에 봐두었던 제과점들을 들러보기로 했다.
수많은 유동인구가 오가는 제과점들 사이사이를 돌아다니며 어떤 빵이 좋을까 살폈다.
화려한 모양에 가격은 무지막지한 둥근 케이크들은 일단 스윽 지나친다.
손바닥만한 케이크, 또는 조각 케이크, 근래에 많이 출시되는 큰 크림빵 등도 잔뜩 있다.
사람이 많은 백화점이라서 빵을 고르고 줄을 서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백화점에서는 빈손으로 나오고 말았다.
작은 빵들조차 가격이 섭섭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 가격이면 다른 빵이나 다른 쇼핑을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계속 맴도니 편히 쇼핑을 할 수 없었다.
차라리 마음 편하게 동네 빵집에 가는 것이 낫다는 결정을 내렸다.
통신사 할인 같은 자잘한 할인이라도 제대로 쓰고자 하며 다시 걸음을 옮겼다.

동네 빵집에도 크리스마스 예약 케이크 상자가 그득하게 쌓여 있었다.
물론 그것들은 구경하면서 평소에도 가끔 집던 보통의 빵들을 둘러보았다.
칼로리와 느끼함이 부담되었던 우유크림빵과 카스테라를 챙겼다.
거기에 큰 케이크를 대신해서 먹기 편하고 기다란 롤케익을 더했다.
다 정리하고 보니 백화점에선 빵 두어 개를 살 수 있는 가격으로 넉넉한 양의 빵들을 간만에 쇼핑했다.

손바닥만한 우유크림빵을 먹으며 새삼스럽게 연말을 새겼다.
고민이 가득하다가도 크림 한줌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연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내년엔 한번쯤은 백화점 빵도 사먹어보자는 꿈도 메모해둔다.
올해를 리뷰하고 내년을 계획하는 것에 빵도 포함하는 일, 이 또한 중요하다.
연말과 신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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